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감기 몸살 기운, 그리고 스치기만 해도 칼로 베는 듯한 통증. 혹시 당신도 이런 경험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나요? 단순 근육통이겠거니 넘겼는데, 며칠 뒤 피부에 띠 모양으로 수포가 올라온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잠복해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깨어나 일으키는 이 무서운 질병,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평생을 따라다니는 신경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는 말에 덜컥 겁부터 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상포진 치료의 핵심 3가지
- 골든타임 사수: 피부 발진 후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입니다.
- 적극적인 통증 관리: 초기 급성기 통증부터 만성 신경통까지, 다양한 진통제를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 면역력 강화: 약물 치료와 함께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과 영양제 섭취가 재발을 막는 열쇠입니다.
골든타임 72시간, 항바이러스제가 답이다
대상포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나 수포 같은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시작해야 바이러스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극심한 만성 통증에 시달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초기증상이 의심된다면 즉시 피부과, 통증의학과, 내과 등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먹는 약, 항바이러스제 삼총사
대상포진 치료에 주로 처방되는 전문의약품 항바이러스제는 크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이 약들은 바이러스의 DNA 복제를 막아 증식을 억제하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환자의 상태나 신장 기능에 따라 전문의가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처방합니다.
| 성분명 | 대표적인 상품명 | 특징 및 복용법 |
|---|---|---|
| 아시클로버 (Acyclovir) | 조비락스 | 가장 오래 사용된 약물로, 하루 5회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
| 발라시클로비르 (Valacyclovir) | 발트렉스 | 아시클로버의 흡수율을 높인 약물로, 하루 3회 복용으로 편의성을 개선했습니다. |
| 팜시클로비르 (Famciclovir) | 팜비어 | 체내에서 활성 형태로 변환되어 약효를 나타내며, 하루 3회 복용합니다. |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약 종류
대상포진의 가장 큰 고통은 바로 ‘통증’입니다. 급성기 통증부터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초기 통증을 잡는 진통제
초기 급성기 통증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가 주로 사용됩니다.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 이부프로펜이나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의 약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심한 통증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신경 손상으로 인한 통증, 신경통 약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은 바이러스가 신경을 손상시켜 발생하는 만성 통증입니다. 일반 진통제로는 잘 조절되지 않아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를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가바펜틴(Gabapentin)과 프레가발린(Pregabalin)이 있으며, 이는 본래 항경련제로 개발되었으나 신경통에 뛰어난 효과를 보여 널리 사용됩니다. 이 외에도 통증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항우울제나 국소 마취제 성분의 패치 등도 처방될 수 있습니다.
심한 염증과 통증을 위한 스테로이드 및 주사 치료
통증과 염증이 매우 심한 경우, 특히 얼굴 대상포진이나 안구 대상포진처럼 합병증 위험이 큰 경우에는 단기간 스테로이드를 함께 처방하여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힙니다. 먹는 약으로 통증 조절이 어려울 때는 신경차단술과 같은 주사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주위에 직접 약물을 주사하여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피부 병변 관리, 연고와 재생크림
대상포진 수포(물집)가 터지면 2차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연고를 바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바이러스 성분의 연고는 대상포진 치료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수포에 딱지가 앉고 떨어진 후에는 흉터가 남지 않도록 보습에 신경 쓰고 재생크림을 꾸준히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재발을 막는 힘, 면역력 강화 영양제 5가지
대상포진은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와 더불어 무너진 면역 체계를 다시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면역력 강화와 신경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제입니다.
- 비타민 B12: 신경세포를 회복시키고 신경통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 비타민 C: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 세포의 기능을 높여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웁니다.
- 비타민 D: 면역 체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감염 질환 예방에 기여합니다.
- 아연: 면역 체계에 필수적인 미네랄로,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오메가-3 지방산: 염증 반응을 줄여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고 세포 재생을 촉진합니다.
대상포진, 예방이 최선입니다
대상포진은 한번 앓고 나면 완치라는 개념보다 바이러스가 다시 잠복 상태로 들어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조스타박스와 싱그릭스 두 종류의 백신 접종이 가능합니다. 특히 싱그릭스는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방접종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대상포진 발병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걸리더라도 증상을 가볍게 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