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하며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런 상승장에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코스피 레버리지 ETF에 눈길을 돌리는 분들이 많으시죠. “남들은 두 배로 번다는데,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 어쩌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달콤한 수익률의 이면에는 원금을 순식간에 녹여버릴 수 있는 무서운 함정이 숨어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자칫 잘못된 선택으로 소중한 투자금을 잃기 전에, 왜 레버리지 ETF가 원금 잃기 좋은 상품인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코스피 레버리지 ETF 투자를 말리는 3가지 핵심 이유
- 변동성이 클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음의 복리 효과’ 때문에 장기투자에 부적합합니다.
- 코스피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박스피’ 장세에서는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합니다.
- 일반 ETF보다 훨씬 높은 운용 보수와 거래 비용이 수익률을 갉아먹습니다.
변동성의 함정 음의 복리 효과
코스피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기 전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은 바로 ‘음의 복리 효과’ 또는 ‘변동성 끌림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주식 초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가 단순히 코스피 지수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한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투자 기간 전체의 누적 수익률이 아닌, ‘일일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수익률이 두 배가 아닌 이유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1,000이라고 가정하고, 첫째 날 10% 상승했다가 둘째 날 10% 하락했다고 해봅시다. 결과적으로 지수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 1일 차: 1,000 → 1,100 (10% 상승)
- 2일 차: 1,100 → 990 (-10% 하락)
이틀이 지나자 코스피 지수는 원래의 1,000이 아닌 990으로 -1%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코스피 2배 레버리지 ETF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 1일 차: 1,000 → 1,200 (20% 상승)
- 2일 차: 1,200 → 960 (-20% 하락)
레버리지 ETF는 무려 -4%의 손실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처럼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상품은 손실을 보는 구조이며, 이러한 현상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클수록, 그리고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따라서 레버리지 ETF는 장기 투자를 통한 노후 준비나 자산 배분 전략에는 매우 부적합한 상품입니다.
구분 | 기초 지수 (코스피) | 일반 ETF | 2X 레버리지 ETF |
---|---|---|---|
시작 가치 | 1,000 | 10,000원 | 10,000원 |
1일 차 (+10%) | 1,100 | 11,000원 (+10%) | 12,000원 (+20%) |
2일 차 (-10%) | 990 | 9,900원 (-10%) | 9,600원 (-20%) |
최종 수익률 | -1% | -1% | -4% |
박스피 장세에서는 최악의 선택
한국 주식 시장은 종종 큰 상승이나 하락 없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장세를 보입니다. 이러한 횡보장이나 조정장에서 코스피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에게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음의 복리 효과’가 박스권 장세에서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지수가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결국 처음 시작했던 지점으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ETF의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가 5% 상승과 5% 하락을 반복하며 결국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기간 동안 일반 코스피 추종 ETF는 약간의 손실이나 거의 변화가 없겠지만, 레버리지 ETF는 매일의 변동성으로 인해 상당한 원금 손실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는 마치 물이 새는 항아리처럼, 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흔들릴 때마다 투자 원금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뚜렷한 상승장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섣부른 레버리지 투자는 오히려 손실만 키우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비용, 높은 수수료
레버리지 ETF는 구조적으로 파생상품을 이용하고 잦은 리밸런싱을 해야 하므로 일반 ETF에 비해 운용 보수가 상당히 높습니다. 주식 초보 투자자들은 수익률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 비용을 간과하기 쉽지만, 높은 수수료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갉아먹는 주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코스피200 추종 ETF인 ‘KODEX 200’의 총보수는 연 0.15% 수준이지만, ‘KODEX 레버리지’의 총보수는 연 0.64%로 4배 이상 높습니다. 이는 1억 원을 투자했을 때 매년 64만 원의 비용이 수수료로만 빠져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주요 코스피 ETF 운용 보수 비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ETF들의 보수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등이 대표적입니다.
ETF 상품명 | 운용사 | 유형 | 총 보수 (연) |
---|---|---|---|
KODEX 200 | 삼성자산운용 | 일반 | 0.15% |
KODEX 레버리지 | 삼성자산운용 | 레버리지 | 0.64% |
TIGER 200 | 미래에셋자산운용 | 일반 | 0.05% |
TIGER 레버리지 | 미래에셋자산운용 | 레버리지 | 0.59% |
이처럼 높은 운용 보수는 MTS나 HTS에서 주식 거래를 할 때는 잘 보이지 않지만,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리 효과처럼 불어나 전체 수익률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단기적인 상승 방향성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공적인 투자는 높은 수익률을 쫓는 것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리스크 관리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