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살빠짐, 다이어트 약으로 오해하면 큰일 나는 이유



혹시 ‘당뇨약 먹으면 살 빠진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중심으로 특정 당뇨병 치료제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당뇨약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이 단순히 체중 감량만을 목적으로 당뇨약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마치 감기약으로 위장병을 고치려는 것과 같죠. 오늘은 왜 당뇨약을 다이어트 약으로 오해하면 안 되는지, 그 위험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당뇨약 살빠짐의 진실

  • 특정 당뇨약은 실제로 체중 감소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혈당 조절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수적인 효과입니다.
  •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저혈당 쇼크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약, 살이 빠지는 이유와 원리

모든 당뇨약이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약은 작용 기전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체중에 미치는 영향도 각기 다릅니다. 어떤 약은 체중을 감소시키고, 어떤 약은 오히려 체중을 증가시키기도 하며, 또 다른 약은 체중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당뇨약

최근 주목받는 당뇨약들은 주로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수용체 작용제) 계열입니다. 이 약들이 어떻게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SGLT-2 억제제 (예: 포시가, 자디앙, 슈글렛): 이 약물은 신장에서 포도당이 다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에서 사용되고 남은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칼로리 소모 효과가 나타나 체중이 줄어들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면 하루에 약 70g의 포도당, 즉 280칼로리 정도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근손실 없이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GLP-1 유사체 (예: 삭센다, 트루리시티,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GLP-1은 본래 음식 섭취 시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췌장에서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합니다. GLP-1 유사체는 바로 이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도록 만들어진 약물입니다. 이 약물은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위장 운동을 늦춰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을 늘림으로써 소화를 천천히 시키고, 결과적으로 식사량 감소와 체중 감소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효과 덕분에 일부 GLP-1 유사체는 비만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 메트포르민 (Metformin) (예: 다이아벡스, 글루코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중 하나인 메트포르민 역시 약간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이 새로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고,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혈당을 조절합니다. 일부 환자에게서 식욕 부진이나 위장 장애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식사량이 줄어들어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증가시키는 당뇨약

반면, 모든 당뇨약이 살을 빠지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약물은 체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약물 계열 대표 약물 체중 변화 주요 작용
DPP-4 억제제 자누비아, 트라젠타 유지 인크레틴 호르몬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조절합니다.
설포닐우레아 아마릴, 글리메피리드 증가 췌장을 자극하여 인슐린 분비를 직접적으로 촉진합니다. 이로 인해 혈당이 세포로 이동하며 지방으로 저장될 수 있어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 증가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하는데, 남은 에너지는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도 하므로 체중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약으로 오해하면 큰일 나는 이유

당뇨병 환자가 아닌 사람이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당뇨약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치료 효과보다 부작용의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

저혈당 쇼크

당뇨약 오남용 시 가장 위험한 부작용은 바로 저혈당입니다. 특히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물이나 인슐린 주사는 혈당을 직접적으로 낮추기 때문에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혈당이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지면 식은땀, 손 떨림, 가슴 두근거림,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심해지면 경련, 의식 불명,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저혈당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뇌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저혈당이 오면 뇌 기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위장 장애

메트포르민이나 GLP-1 유사체와 같은 약물은 구역, 구토, 설사, 복통, 식욕 부진 등 다양한 위장 장애를 흔하게 유발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심하게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탈수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 외 부작용

  • SGLT-2 억제제: 소변으로 당을 배출하는 기전 때문에 요로 감염이나 생식기 감염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드물지만 혈액이 산성으로 변하는 케톤산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GLP-1 유사체: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장기 복용 시 문제: 당뇨약은 혈당 조절을 위해 장기간 복용하는 약입니다. 당뇨가 없는 사람이 불필요하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췌장이나 신장 등 다른 장기에 부담을 주어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설령 당뇨약 복용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는 약물에 의존한 일시적인 결과일 뿐입니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강한 다이어트는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약물에 의존하는 방식은 근손실을 유발하여 오히려 장기적으로 살이 더 쉽게 찌는 체질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2형 당뇨병, 당뇨 전단계,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 교정입니다. 당뇨약은 어디까지나 혈당 관리를 돕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올바른 체중 관리를 위한 조언

당뇨약의 체중 감소 효과에 현혹되기보다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체중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의사 또는 영양사와 상담하여 개인의 건강 상태, 생활 습관, 목표 등을 고려한 맞춤형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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