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려 몸도 힘든데, 매일 사용하던 혈당체크기로 측정한 혈당 수치가 평소와 다르게 나와 당황한 적 없으신가요? 꾸준히 혈당 관리를 해왔는데 갑자기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나거나, 혹은 예상외로 낮게 나와 “혹시 혈당검사기가 고장 났나?” 하고 걱정하셨을지도 모릅니다. 감기약 몇 번 먹었을 뿐인데 왜 이런 변화가 생기는 걸까요? 사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혈당체크기는 잘못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기약 복용 후 혈당 수치가 달라지는 핵심 이유 3가지
- 감기라는 질병 자체가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켜 혈당을 높일 수 있습니다.
- 감기약에 포함된 특정 성분(예: 혈관수축제, 스테로이드)이 혈당 수치를 직접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 일부 해열진통제 성분(예: 아세트아미노펜)은 혈당측정기 시험지와 반응하여 실제와 다른 측정 결과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감기 몸살이 혈당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영향
단순한 감기나 몸살도 우리 몸에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질병과 싸우기 위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됩니다. 이 호르몬들은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촉진하고, 세포가 인슐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감기에 걸리면 평소보다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고혈당 상태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이것은 감기약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질병 자체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입니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는 평소보다 더욱 세심한 혈당 관리가 필요합니다.
혈당측정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기약 성분
감기약은 여러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중 일부 성분은 혈당 수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거나 혈당검사기의 측정 과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혈당을 직접 올릴 수 있는 성분들
일부 감기약 성분은 혈당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혈관수축제 (Decongestants): 코막힘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나 페닐에프린(phenylephrine) 같은 성분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당을 높일 수 있습니다. 종합 감기약에 흔히 포함되어 있으므로 성분 확인이 필요합니다.
- 스테로이드 (Steroids): 심한 목감기나 염증 완화를 위해 처방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성분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 시럽 형태의 감기약: 일부 액상 시럽이나 물약에는 단맛을 내기 위해 당분이 포함되어 있거나,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혈당측정기 자체에 영향을 주는 성분
혈당을 직접 올리는 것과는 별개로, 약물 성분이 혈당측정기의 화학 반응에 영향을 주어 측정값 자체를 부정확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 타이레놀의 주성분으로 널리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로 감기약에 매우 흔하게 사용됩니다. 이 성분은 특히 일부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나 자가 혈당측정기 시험지의 효소와 반응하여 실제 혈당보다 수치를 높게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인슐린을 투여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복용 중이라면 혈당 수치를 해석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기 기간 중 현명한 혈당 관리 방법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혈당 측정을 멈추거나 임의로 당뇨약을 조절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더 자주 혈당을 확인하며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혈당 측정을 위한 기본 수칙
감기약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혈당측정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기본적인 사용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깨끗하고 건조한 손: 채혈 전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알코올 솜을 사용했다면 알코올이 모두 증발할 때까지 기다려야 혈액이 희석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시험지 관리: 혈당 시험지는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하고, 습기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뚜껑을 꼭 닫아 보관해야 합니다.
- 충분한 혈액량: 손가락을 너무 세게 짜면 혈액 외에 조직액이 섞여 나와 결과에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맺히는 혈액 방울을 이용해 충분한 양을 시험지에 묻혀야 합니다.
- 정기적인 기기 점검: 1년에 한 번 정도는 병원 검사실에서 채혈할 때 개인 혈당측정기를 가져가 동시에 측정하여 수치를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차 범위가 15% 이내라면 정상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감기약 복용 시 대처 요령
당뇨병 환자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의사 또는 약사에게 반드시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약을 처방받거나 구매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평소보다 혈당 측정 횟수를 늘려(예: 공복 혈당, 식후 혈당 및 취침 전) 혈당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또한, 탈수를 막고 몸의 회복을 돕기 위해 설탕이 없는 따뜻한 물이나 차를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약 성분별 혈당 영향 요약
성분 종류 | 혈당에 미치는 영향 | 주요 포함 의약품 | 주의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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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트아미노펜 | 일부 혈당측정기(특히 CGM)의 측정값을 실제보다 높게 표시할 수 있음 | 대부분의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 측정된 수치를 그대로 믿기 전, 몸의 증상과 비교하고 필요시 병원 상담 |
슈도에페드린, 페닐에프린 | 혈당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음 | 코막힘 약, 종합감기약 | 복용 중 혈당이 평소보다 높게 나올 수 있으므로 더 자주 측정 필요 |
스테로이드 |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음 | 처방이 필요한 일부 염증 치료제 |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고, 적극적인 혈당 모니터링 및 관리가 필수적임 |
액상 시럽제 | 포함된 당분이나 알코올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음 | 어린이용 감기약, 기침 시럽 등 | 무설탕(Sugar-free) 제품을 선택하거나 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