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12칠린드리, 연비 걱정? 그럼에도 타야 하는 이유 3가지
페라리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지만, 어마어마한 V12 엔진의 연비를 생각하면 ‘과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히시나요? 주유소 갈 때마다 지갑 걱정을 해야 할 것 같고, 유류비 폭탄을 맞을까 두렵기도 하실 겁니다. 네, 충분히 이해되는 걱정입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페라리 12칠린드리에게 연비는 가장 마지막에나 고민할 문제입니다. 연비 걱정 따위는 사소하게 만들어 버리는 압도적인 매력,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연비 걱정을 잊게 만드는 치명적인 매력 3가지
심장을 울리는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마지막 포효
전설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예술 작품 같은 디자인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미래를 위한 소장 가치
전동화 시대의 역행, 그래서 더 특별한 V12 엔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도로를 점령하는 전동화 시대에, 페라리는 보란 듯이 순수한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들고나왔습니다. ‘칠린드리(Cilindri)’는 이탈리아어로 실린더를 의미하며, 이름에서부터 이 차의 심장이 V12 엔진임을 자랑스럽게 드러냅니다. 이 F140HD 엔진은 812 슈퍼패스트의 후속 모델로서, 무려 830마력을 뿜어내고 엔진 회전수는 9500rpm까지 치솟습니다. 제로백은 단 2.9초, 최고 속도는 340km/h를 넘어섭니다. 하지만 숫자가 전부가 아닙니다. 터보차저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도움 없이 오직 기계적인 힘으로 만들어내는 순수한 엔진 사운드와 배기음은 그 어떤 고성능 전기차도 흉내 낼 수 없는 감성의 영역입니다. 페라리는 이 마지막 V12 자연흡기 엔진을 위해 F1 기술에서 파생된 슬라이딩 핑거 팔로워, 경량화를 위한 티타늄 커넥팅 로드 등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빠른 차를 넘어, 내연기관 시대의 정점을 찍는 마라넬로의 역작이자 살아있는 헤리티지 그 자체입니다.
예술과 기술의 완벽한 조화
페라리 12칠린드리는 도로 위를 달리는 예술 작품입니다.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의 수장 플라비오 만조니의 지휘 아래 탄생한 이 그랜드 투어러(GT)는 1960년대 페라리의 전설적인 모델, 365 GTB4 데이토나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았습니다. 전면을 가로지르는 블랙 패널과 날렵한 헤드램프는 데이토나의 상징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프론트 미드십 구조가 만들어내는 긴 보닛과 유려한 루프 라인은 2인승 쿠페와 스파이더 모델 모두에서 완벽한 비율을 자랑합니다.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디자인 요소는 철저히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내믹)을 고려하여 설계되었습니다. 고속 주행 시 자동으로 전개되는 액티브 에어로 장치는 다운포스를 생성하여 차체를 안정적으로 눌러주고, 섀시는 비틀림 강성을 높여 극한의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거동을 보장합니다. 또한, 카본 파이버와 같은 경량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무게를 줄이면서도 강성을 확보했습니다.
주요 제원 | 페라리 12칠린드리 |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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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 6.5L V12 자연흡기 | 6.5L V12 자연흡기 |
최고 출력 | 830마력 | 800마력 |
최대 토크 | 69.1kg.m | 73.3kg.m |
0-100km/h | 2.9초 | 2.9초 |
휠베이스 | 2,700mm | 2,720mm |
단순한 슈퍼카를 넘어선 미래의 클래식카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과 같은 경쟁 모델들도 V12 엔진의 명맥을 잇고 있지만, 페라리의 12칠린드리는 ‘마지막 순수 자연흡기 V12’라는 상징성 때문에 더욱 특별한 소장 가치를 지닙니다. 페라리 스스로도 푸로산게, SF90 스트라달레, 296 GTB 등 V8, V6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선보이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12칠린드리는 어쩌면 한정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한정판과 같은 가치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 행사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차의 오너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드림카를 소유하는 것을 넘어, 페라리 역사와 엔초 페라리의 철학, 그리고 내연기관 시대의 가장 빛나는 유산을 소유하는 것과 같습니다. 스티어링 휠의 마네티노를 돌려 주행 모드를 바꾸고, 4륜 조향 시스템과 사이드 슬립 컨트롤의 도움을 받으며 코너를 탈출할 때의 드라이빙 즐거움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어쩌면 이 차는 연비 걱정이 무의미한 것을 넘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욱 상승하는 현명한 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