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진단을 받고 혈당 관리를 시작했는데, 어쩐지 체중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서 속상하신가요? 혹은 주변에서 어떤 당뇨약은 살이 빠진다고 하던데,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인지 궁금하셨을 겁니다. 혈당 잡기도 어려운데 체중까지 신경 쓰려니 막막한 마음, 충분히 공감합니다. 실제로 복용하는 당뇨약 종류에 따라 체중이 늘기도, 빠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는 약이 작용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당뇨약과 체중 변화 핵심 요약
- 어떤 당뇨약은 체중 감소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체중을 증가시키거나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약도 있습니다.
- 대표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당뇨약은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 계열입니다.
- 약물의 작용 원리를 이해하면 혈당과 체중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당뇨약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처방되는 약물 중 일부는 혈당 강하와 더불어 체중 감소라는 긍정적인 부가 효과를 가져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장점 때문에 처방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SGLT-2 억제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
SGLT-2 억제제 계열의 약물은 신장에서 포도당이 혈액으로 다시 흡수되는 것을 막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합니다. 이 과정에서 포도당이 가진 칼로리가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자디앙, 포시가, 슈글렛 등이 있습니다. 이 약물들은 하루에 약 60~100g의 포도당을 배출시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근손실보다는 체지방을 주로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소변으로 당이 많이 배출되면서 탈수나 요로감염, 생식기 감염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드물게 당뇨병성 케톤산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GLP-1 유사체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유사체는 본래 우리 몸의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주사제입니다. 이 약물은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장관 운동을 늦춰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킵니다. 또한 뇌의 시상하부에 직접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도 뛰어납니다. 이러한 강력한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효과 덕분에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약물들은 당뇨병 치료제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트루리시티, 오젬픽 역시 같은 계열의 약물입니다. 하지만 구역,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 장애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 투여 시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의 위험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체중 유지 또는 약간의 감소 효과가 있는 당뇨약
모든 당뇨약이 드라마틱한 체중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약물은 체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약간의 감소 효과만 보입니다.
메트포르민 인슐린 저항성 개선
메트포르민(상품명: 다이아벡스, 글루코파지 등)은 제2형 당뇨병 진단 시 가장 먼저 처방되는 1차 치료제입니다. 간에서 포도당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고, 근육이나 지방 세포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합니다. 메트포르민은 직접적으로 체중을 큰 폭으로 감소시키지는 않지만, 식욕을 다소 억제하고 포만감을 주어 체중이 늘지 않도록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기간 복용했을 때 체중 감소 효과를 꾸준히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설사나 복부 팽만감과 같은 위장 장애가 있습니다.
약물 계열 | 대표 약물 | 체중 변화 | 주요 작용 원리 |
---|---|---|---|
SGLT-2 억제제 | 자디앙, 포시가, 슈글렛 | 감소 |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여 소변으로 배출, 칼로리 소모 유도 |
GLP-1 유사체 | 삭센다, 오젬픽, 위고비, 트루리시티, 마운자로 | 감소 |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에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을 늘려 포만감 증대 |
메트포르민 | 다이아벡스, 글루코파지 | 유지 또는 소폭 감소 | 인슐린 저항성 개선, 식욕 억제 효과 |
DPP-4 억제제 | 자누비아, 트라젠타 | 유지 (영향 없음) | 인크레틴 호르몬 분해를 억제하여 인슐린 분비 증가 |
설포닐우레아 | 아마릴, 글리메피리드 | 증가 | 췌장을 직접 자극하여 인슐린 분비를 강제로 촉진 |
인슐린 | – | 증가 | 포도당을 세포 내로 흡수시켜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 촉진 |
체중 변화에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증가시키는 당뇨약
혈당 조절이 주된 목표이지만, 일부 약물은 체중 증가라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약물이 인슐린 분비나 작용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DPP-4 억제제 체중 중립적 효과
DPP-4 억제제(자누비아, 트라젠타 등)는 GLP-1 호르몬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아 그 작용 시간을 늘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혈당이 높을 때만 선택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합니다. GLP-1 유사체처럼 직접 주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몸의 호르몬을 활용하기 때문에 효과는 더 완만하며, 체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체중 중립적’인 약물로 분류됩니다. 저혈당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설포닐우레아와 인슐린 체중 증가 가능성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약물(아마릴, 글리메피리드 등)은 췌장을 직접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강력하게 촉진합니다. 이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된 인슐린이 남은 포도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면서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혈당을 너무 떨어뜨려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는데, 저혈당이 오면 허기를 느껴 음식을 더 섭취하게 되면서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인슐린 주사 역시 직접적으로 체내에 인슐린을 공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영양소를 체내에 저장하려는 작용이 강해져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당뇨약은 종류에 따라 체중에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릅니다. 단순히 살이 빠진다는 이야기만 듣고 특정 약물을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건강 상태, 혈당 패턴, 동반 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등), 그리고 체중 관리 목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후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약 복용과 함께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성공적인 혈당 관리와 체중 조절의 핵심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